11일 안타깝게 사망한 배우 유동숙(37)은 오랫동안 연극과 영화에서 무명으로 활동하던 연기자로 알려져 있다.
연극무대로 데뷔해 독립영화와 장편영화 등에 출연했고, 모델로도 활동했다.
유동숙은 대중에게 널리 알려지지 않은 전형적인 대기만성형 배우다. 오랜기간 무명의 세월을 보내던 그녀는 영화 <심장이 뛰네>의 주연을 맡으면서 일약 스타덤에 오른다.
부산을 배경으로 한 '심장이 뛰네'는 일탈을 경험하는 여성의 성을 강렬하게 표현한 작품으로 주연배우의 연기력이 빛을 발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이 작품은 2010년 9월 로스앤젤레스 국제영화제 '심사위원 특별 언급상'을 받았고, 같은 달 열린 와인 컨추리 국제영화제에서는 '베스트 오브 베스트 영화'로 선정된다. 부산 영화로서는 드물게 미국시장 배급이 결정되기도 했다.
같은해 10월에 열린 ‘제5회 로마국제영화제’에 특별경쟁부문에 초청되면서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유동숙은 같은해 10월25일 이탈리아로 출국했다. 출국 전 미니홈피에는 "로마국제영화제 초청되어 갑니다. 저도 로마서 처음 제 영화를 보겠네요… 심장이 뛰어요 ♥“라고 남기며 뒤늦게 꽃피우는 배우 인생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녀는 영화제 본행사에 참석해 레드카펫을 밟은 후 같은달 31일 귀국했다. 그러나 유동숙은 로마에서 돌아오자마자 몸에 이상이 생긴다.
처음에는 몸살 기운이 있어 피곤한가보다 했는데, 점차 증상이 심해지더니 급기햐 호흡곤란 증상까지 와서 고려대 안암병원에 입원했다. 병원으로 옮겨질 당시 그녀는 호흡이 거의 없어 심장기능이 10% 밖에 활동하지 못해 심폐소생술을 받을 만큼 위중했다.
의료진은 당시 전세계적으로 유행하던 신종플루에 의한 폐렴 호흡곤란증후군 심근염으로 진단하고 타미플루를 투여했지만 호전되지 않았다. 결국 상태가 악화되면서 입원 9일만인 11월11일 오후 10쯤 생을 마감했다. 향년 38세.
‘심장이 뛰네’의 허은희 감독은 "영화 한 장면 한 장면 마다 유동숙씨가 안나오는 장면이 없고, 영화 촬영기간 동안 유씨는 배우로서 모든 것을 바쳐 영화를 만들었는데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는게 믿기지 않는다. 몸의 반쪽이 떨어져 나간 느낌"이라면서 “평생 배우가 겪어야 할 고통은 모두 겪은 그녀가, 그래도 가장 행복한 순간 갑자기 눈을 감게 됐다”며 애도했다.
고인의 시신은 화장 후 충남 홍성의 한 납골당에서 영면에 들어갔다.
무명생활을 벗고 세계무대에 화려하게 데뷔한 유동숙. 하지만 그녀는 배우 인생에서 가장 꽃이 필 때 세상을 떠난 비운의 여주인공이 되고 말았다.
한편, ‘신종 인플루엔자 A’는 A형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변이를 일으켜 생긴 새로운 바이러스다. 2009년 전 세계적으로 사람에게 감염을 일으키고 있는 호흡기 질환이다.
2009년 3월 말 미국 캘리포니아 주 샌디에고에서 발열, 기침 및 구토로 내원한 10세 소아의 비인두 흡입 검체에서 처음으로 검출됐다.
신종 인플루엔자는 214개국 이상에서 확진됐고, 2009년 4월 대유행이 종료됐다. 2010년 8월까지 전 세계에서 1만8500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탤런트 이광기의 아들도 신종 인플루엔자로 목숨을 잃었다.